원문 : 여기(웨이보 아이디 필요)
오늘로 《의천도룡기 2019》 종방입니다. 정말 헤어지기 아쉽네요……
‘조민’이라는 고전적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대해 스트레스가 굉장히 컸어요. 시청자의 기대치가 그렇게 높은데, 캐릭터를 망칠까봐 정말 걱정스럽고 두려웠습니다. 몇 번이나 원작을 다시 읽고, 각본을 따져보며 메모하고, 역대 《의천도룡기》 드라마를 모두 찾아보고…… 그러는 동안은 ‘조민’을 잘 연기해 내는 것이 삶의 전부였죠.
(크랭크인) 1개월 전 미리 합류했을 당시 배우는 저 하나뿐이었어요. 매일 액션 합을 맞춰 보거나 와이어 연습을 하고, 가끔은 혼자 승마장에 가서 말타기도 배웠죠. 그 시간들이 특히 도움이 됐어요. 《의천》에서 액션이 많지는 않았지만, 액션 장면들을 순조롭게 해냈던 건 그 때의 연습 덕분입니다.
제일 처음 찍었던 장면은 지하 감옥에서 장무기와 함께 나오는 중요한 장면이에요. 정말 너무 무서웠죠. 감독님이 제 연기에 만족하지 못할까봐 진짜 걱정됐어요. 다 찍고 나서는 해탈할 것 같은 기분이었고요. 녹류산장 장면을 찍을 때도, 그렇게 많은 선배들 선생님들과 같이 촬영하는 건 처음이었어요. 찻잔을 든 손이 덜덜 떨렸죠…… 6개월, 한없이 긴 것 같으면서도 눈 깜짝할 사이더라고요.
기꺼이 저를 도와준 선배들, 선생님들이 그렇게 많았던 건 정말 행운이었습니다. 흑자 선생님(사손 역)은 대사의 속뜻을 어떻게 분석해야 하는지 알려주셨어요. 부 선생님(부전, 녹장객 역)은 자기 자신을 믿으라는 것과 소품 다루는 법을 알려주셨어요. 신 오빠(임우신, 양소 역)는 거울을 보고 연습하는 법을 알려줬어요. 강 감독님(강홍민)은 자기 배역만 보기보다 각본 전체를 볼 줄 알아야 한다고 가르쳐 주셨고, 두 감독님(두연)은 저의 내적인 버팀목을 찾아주고 함께 캐릭터를 분석해 주셨어요. 팽 감독님(팽학군)은 제일 ‘독한’ 분이었습니다. 매일 쉬지 않고 이거 틀렸다, 저거 틀렸다, 다시, 다시, 다시…… 사실 막 크랭크업했을 때는 이제 팽 감독님이랑 촬영 끝났다는 생각에 엄청 즐거웠는데요. 지나고 나니 제일 섭섭하고 아쉬운 것도 그 ‘독함’이더라고요. 팽 감독님 덕분에 여유를 배웠고, 속에서 천군만마가 들끓어도 당황을 드러내지 않는 법을 익혔어요. 현장에서 제일 무서웠던 건 장 감독님(장가준)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장 감독님은 정말, 정말 까다로웠거든요…… 각본, 분장, 세트, 연기, 대사…… 모든 부분을 정말 엄격하게 컨트롤하셨어요. 장 감독님이 현장에서 봐주신 덕분에 저의 그다지 좋지 못했던 연기 ‘습관’들을 계속 바꿔나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열심히 노력한 장무기, ‘우지거거’와 제작진의 모든 형제자매들, 너무 고맙고 너무 아쉬워요. 모두와 함께했던 시간들은 저의 귀중한 추억입니다.
《의천》을 찍는 동안 《금수미앙》의 여러 감독님, 당 언니(당언), 양자, 운희…… 그리고 회사 동료 여러분이 응원과 격려의 메시지를 보내줬어요. 정말 힘이 많이 되었고 감동이었습니다! ‘조민’의 첫등장을 열렬히 응원해 준 분들도 고마워요! 고마운 분들이 너무 많네요!
격동, 기대, 긴장, 두려움, 즐거움…… 여러분이 웹에 남겨주는 댓글을 읽는 것이 매일매일의 숙제였습니다. 조민을 사랑해요. 찬란하게 빛나는 장미처럼, 열렬하고 극단적으로 저의 삶 속에서 자유롭게 활짝 피어났어요. 배우라는 직업도 사랑합니다. 성장해 나가는 길 위에서 제게 기회를 주고 도와주신 분들 앞에 떳떳할 수 있도록 더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저를 좋아해주시고 아껴주시는 시청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이제 곧 새로운 도전이 시작될 거예요. 함께하며 같이 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