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 시청률이 비교적 낮은 것 같다는 이야기가 많은데요. 사실은 어느 정도인지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감독 : 사실 시청률에 대해서는 저희도 대략적으로밖에 모릅니다. 실제 상황이 어느 정도 반영되는지도 추측에 불과하고요. 『신보(역주 : 북경지역 신문인 북경오락신보를 말하는 듯)에서 앞 10화의 시청률이 2.5~2.6%라는 기사를 봤어요. 이건 10화까지고, 20화 이후의 시청률은 이것보다 더 올랐겠죠. 주변의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이 작품은 뒤로 갈수록 더 재미있다고들 하는데, 사실 그렇습니다. 1화를 봤을 때에는 인물들에 대한 반응이 나올 수가 없으니까요. 1화 안에 굉장히 많은 인물이 나오는데,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또 1화는 전개가 느려서도 안 됐어요. 1화를 빠른 리듬으로 전개해서 시청자들을 사건 속으로 진입시키고, 끌어당겨서, 2화를 보도록 만들어야 했으니까요. 캐릭터들이 꿀럭꿀럭 한번에 그렇게 많이 나온 건 문제가 있었죠. 하지만 일단 나오면 나왔다는 인식은 될 테니, 기억 못 해도 상관없다, 뒤에서 천천히 넣으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MC : 드라마 데뷔작인 이번 작품에 스스로 점수를 매겨보자면 만족스러우신가요?
감독 : 저는 아주 만족합니다. 작품 자체에 대해 만족한다는 게 아니라, 드라마 제작이라는 관점에서 아주 만족스럽다는 의미입니다. 드라마를 감독하거나 제작에 참여해 봤던 사람들은 다들 이게 어떤 상황에서 촬영되는지 알거든요. 드라마 제작은 창작이라기보다 완연히 하나의 공장입니다. 갖가지 제약 조건 하에서 이 정도 수준으로 찍어낸다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특히 기간을 따져 보면 20여 일을 앞당겨서 41화 전체를 끝냈는데, 한 화에 사흘 반이 걸린 셈이죠. 이런 상황이었던 데다 현장에서 각본의 변동이 굉장히 컸어요. 만일 한가한 사람이 원래 각본을 지금의 드라마와 비교해 본다면 굉장히 큰 차이를 느낄 겁니다. 배우들을 포함해 우리 제작진 모두가 다종다양한 아이디어를 집중해서 무엇이 문제이고 어느 부분을 시청자가 안 좋아할 것이며 어느 부분에 착오가 있는지 토론했어요. 그런 문제들이 발견되면 현장에서 고쳤기 때문에 각본이 바뀌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MC : 왜 현장에서 두세 번씩 각본을 고치는 일이 생겼던 건가요? 방금 보셨던 그 신문 보도에서는 작가(이삼상)가 진도명 선생님이 대본에 불만이 많아서 여러 번 고친 거라고 말했다는 이야기도 있었죠.
감독 : 진도명 씨가 각본에 불만을 표했던 게 아닙니다. 그건 사실과 어긋난 보도예요. 당시 각본에 불만이 있었던 건 저와 모든 제작자들, 현장에 있던 투자사 전부였습니다. 이미 앞의 20화 분량을 찍었기 때문에 뒤의 20화 분량 각본을 어떻게 해야 할지 의논했죠. 뒷부분 20화는 다들 불만이 있었던 거지 진도명이 싫어한 게 아닙니다. 그런 말은 진도명에게 너무 불공평한 소리죠. 당시에 투자사 측은 다같이 각본을 새로 쓰자고 결정했고, 그래서 아주 정신없이 찍어야 했어요. 그래서 이런 온갖 상황 속에서 작품을 이 정도 수준으로 완성해낸 것에 아주 만족한다고 말씀드린 겁니다.
MC : 《와신상담》은 준비 단계부터 많은 기대를 받았던 대작인데요. (중략) 오늘 오후 1시에는 드라마 《신 상해탄》 팀과 만났는데, 주연배우 황효명 씨와 투자자 이밀 씨는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고 했습니다. 각 지역방송으로 나갈 때 《와신상담》과 부딪힐까봐요.
감독 : 그 쪽은 방영이 시작됐나요?
MC : 곧 방영할 거예요. 각 지역 위성방송으로도 시청자와 만나게 될 거고요. 《와신상담》은 워낙 대작이니 일단 방영이 시작되면 주목을 받게 됩니다. 《월왕 구천》도 방영을 시작했는데, 여러 매체에서 어떻게 구천을 다룬 두 작품이 동시에 방영되느냐고 말이 많았죠. CCTV는 원래 《월왕 구천》을 방영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갑자기 바뀌었어요.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합니다.
감독 : 사실 저도 잘 모릅니다. 완전히 그 쪽 내부의 상황 변화 때문인 것 같아요. 물론 우리는 진작부터 이 작품이 CCTV에서 방영되기를 바라왔지만요. 《와신상담》과 《월왕 구천》은 동시에 촬영이 시작됐고, CCTV는 하나만 고를 테고, 우리는 그저 어느 쪽이 더 잘 찍을지 해볼 수밖에 없었죠.
(중략)
네티즌 : 이 드라마를 보는 내내 구천이 굉장히 연극적이라고 느꼈는데요. 문구를 읊는 거라든가 어투 같은 부분들에서요. 대사가 아주 멋있고 적확하긴 하지만 현대인이 보기에는 좀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다고 봅니다.
MC : 감독님은 일부러 그런 걸 의도하신 건가요?
감독 : 맞습니다. 이 작품을, 하나의 대하사극을 만들면서 우리가 추구한 것은 일종의 무대적 감각, 연극적 느낌이었어요. 좀 과장되게 말한다면 일종의 셰익스피어 스타일이죠. 현대인에게 사극이라는 건 잘 와닿지 않는 장르입니다. 옛 사람들이 어떻게 밥을 먹었는지, 어떤 식으로 말했는지, 어떻게 잤는지, 먹고 마시는 그 모든 행동에 대해서 아무 것도 알 수 없어요. 그저 연극에 기댈 수밖에 없는 거죠. 최초에는 아마도 무대극이었을 겁니다. 영화도 드라마도 없던 시절에, 무대 위에서, 무대에서 구현되는 모습만 보고 옛 사람들은 이랬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에 박히는 거죠. 관객들은 청나라 때 연극을 보고 그럴 수도 있고, 무협 같은 걸 볼 수도 있어요. 그런 것들은 어떤 종류의 작품이든 현대적이어서는 안 됩니다. 《십면매복》이나 《야연》을 보는 관객들이 특정한 대사에서 웃음을 터뜨리곤 하는 이유는 뭘까요? 그들이 현대 중국어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는 안 돼요. 한 가지 길, 무대 위의 길로만 가야 합니다. 진실을 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왜냐하면 그 진실에는 기준이 없기 때문에. 결국 무대 위로 갈 수밖에 없다. 그게 우리 생각이었습니다.
(중략)
MC : 원래는 섬세한 여성적 감성의 작품을 좋아하시나봐요?
감독 : 그렇죠. 저는 감정적으로 파고드는 종류의 것들을 좋아합니다. 각본에 고칠 부분이 있다고 한 것은 대부분 여성적 감성에 관한 부분이었어요. 지금 이야기에서 특히 아어 캐릭터 같은 경우 원 각본과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우리는 이 작품에서 여성 캐릭터에 굉장히 관심을 기울였어요. 원래 각본에는 한 무더기의 아저씨와 할배들 뿐이었고, 모든 여성 캐릭터는 이 아저씨들을 위해 봉사할 뿐 그냥 꼬리표처럼 아무 역할이 없었습니다. 우리가 비교적 중요하게 생각한 캐릭터는 하나는 아어, 다른 하나는 서시였습니다. 아어는 구천의 부인인데 우리는 아어 캐릭터에 상당히 만족하고 있어요. 아주 중요한 여성이 되었고, 결정적인 역할도 많이 하고, 캐릭터 자체가 아주 완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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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륙은 지역별 위성방송 수도 엄청나고 해서 보통 드라마든 예능이든 시청률 2% 정도 나오면 초대박으로 치는 것 같습니다. 최근 인기몰이 중인 배우 김수현 씨가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이 주요 도시 기준 2%를 넘어서 화제가 됐었죠.
전근대/전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