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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아희환니(2020)

《아희환니》 출연진 종방 소회

 

고승남 역 조로사 (원문 : 여기)

눈 깜짝할 사이 정식으로 작별 인사를 해야 할 때가 왔네요. 하지만 고승남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직 남아 있어요.🧐

TO : 남남
만족스러운 답안지를 내게 되어 굉장히 기쁘다. 넌 모르겠지만 난 시청자 여러분이 너에 관해 나눈 이야기들을 열심히 반복해서 읽었어. 네가 시청자들에게 받아들여졌고 예쁨받고 있다는 증거였으니까🥰
난 너처럼 음식 솜씨가 대단하지 않아. 지금도 선생님의 도움을 받아 첫 번째 요리를 만들어냈던 때가 기억나. 너의 즐거움을 정말로 체감할 수 있었어. 미식은 정말 사람을 행복하게 해 주더라~ 앞으로의 고승남도 계속 뛰어난 셰프로서 자신이 좋아하는 영역에서 반짝이며 빛나길 바라✨
그리고 잔소리도 조금 하고 싶어. 앞뒤 상황도 잘 모르면서 어리숙하게 남 대신 나서지 말자. 쉽게 남에게 속아넘어가서 진심으로 널 위해주는 사람을 상처입히지도 말고😒 제일 중요한 건 너 자신을 아껴주고 스스로가 좋아하는 모습대로 성장해 나가는 거야.
마지막으로, 너와 만날 수 있어서, 너의 멋진 인생 속 짧은 한때를 체험할 수 있어서 고마웠어. 너와 함께 성장할 수 있어서 즐거웠어!
안녕, 고승남. 꼭 행복해야 해. 세계에서 제일 위대한 요리사가 되는 거야💓
ps : 지금까지 너에 관해 투덜거렸던 이야기는 다 잊어버려. 사실 그런 말도 다 사랑의 표현 아니겠어?
널 사랑하는 로사가
2020.10.13.

 

로진 역 임우신

시간이 정말 빨리 흘렀네요.

《아희환니》가 방영되는 동안 굉장히 많은 홍보 활동에 참여해야 했죠. 제가 가장 많이 받았던 요청은 이런 거였어요. “패총 로진처럼 행동해 주세요”, “로진처럼 웃어 주세요”, “로진처럼 물을 마셔 보세요”, “로진 말투로 이야기해 주세요”...... 사실 그 즈음 저는 약간 ‘공황’ 상태였습니다. 각본을 받았을 때부터 촬영을 끝내기까지 아주 긴 시간 동안, 저 자신이 곧 로진이라고, 저는 그렇게 생각했거든요. 하지만 한 사람의 연기자로서, 촬영을 마친 뒤에는 신속하게 배역으로부터 벗어나 원래의 생활로 돌아왔어요. 그리고 마침 새로운 배역을 준비 중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짧은 시간에 여러 배역과 정체성 간을 오가야 했어요. 다시금 ‘로진처럼’ 행동하라는 지시를 받으면 일종의 찢어지는 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로진과는 이미 8개월을 떨어져 있었으니까요. 제게 그 때의 로진은 점잖은 친구 사이라는 느낌이에요. 평행으로 떨어진 거리에서 어쩌다 만나면 서로 한 마디씩 “Hi! 친구, 더 잘할 수 있을 거야!” 하고 격려해 주는 관계죠.

《아희환니》 방영은 끝났고, 이제는 정말 웃으며 로진과 작별할 때가 되었네요. 이번 경험을 통해 정말 많은 의견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아쉬운 점은 없어요. 그저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텐센트, 제작자 장나 씨, 진창 감독님, 조효뢰 작가님, 함께해 준 배우 여러분, 각자의 자리에서 분투한 스태프 여러분, 이 한 번의 우연한 만남에 감사드립니다.

 

서초제 역 우흔화 (원문 : 여기)

《아희환니》가 오늘로 종방이네요. 말하자니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오랫동안 연기해 왔으면서도 주연을 맡은 적은 한 손에 꼽습니다. 오디션을 보러 갔던 기억이 떠올라요. 제작자와 감독님은 이렇게 말씀하셨죠. 우리 작품이 트렌디 드라마(우상극)이긴 하지만 얼굴만 따지는 게 아니라 연기를 잘 하는 배우를 뽑으려 한다고요. 몇 번의 테스트를 거쳐 결국 트렌디 드라마에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얼굴로 트렌디 드라마에 출연할 기회를 쟁취해 냈습니다. 수없이 감사 인사를 했지만 여기서 다시 한 번 정식으로 하고 싶네요. 제작자 장나 사장님과 진창 감독님의 저를 향한 신뢰에 감사드립니다.

제가 생각하는 서초제는 어린 시절 남자만 귀하게 여기는 집에서 자랐어요. 그래서 이름도 남동생을 불러오라는 뜻의 초제고요.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괜찮고 학력도 좋아요. 너무 오랫동안 고생하며 살았기 때문에, 자신의 얼마 없는 장점에 기대 출세하고 싶어하죠. 부모님을 잘 모시고 싶고, 어린 시절 자기를 무시했던 친척들에게 본때를 보여 주고 싶은 거예요. 하지만 진정한 사랑을 하고 싶은 것이지 돈 많은 물주를 찾는 게 아니에요. 그래서 직장 내 성추행 같은 상황에 마주했을 때는 주저 없이 욕설을 퍼붓죠.

서초제는 바보 같고 불쌍한 사람이에요. 맹신걸에게 맘이 흔들렸으면서도 안 그런 척 감추는 것밖에 못하고 그를 싸늘하게 대하죠. 겁이 났던 거예요. 다시 예전의 삶으로 돌아갈까봐, 자신의 아이까지도 옛날 자기 자신처럼 살게 될까봐. 자신을 사랑해 주는 사람을 누군들 마다할까요. 하지만 현실과 사랑을 비교하게 되면 사랑은 현실 앞에 너무나 하찮았던 거죠.

그러나! 다행히 서초제는 귀여운 구석도 있기 때문에, 천천히 자기 자신과 화해하게 됩니다. 알맞은 타이밍에 누군가와 만나 서로 사랑에 빠진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거든요. 서초제는 생각하죠. 별 거 있겠어? 같이 부딪쳐 보지 뭐. 뭘 겁내?
초제도 저도 겁나지 않습니다. 어떤 역경과 난관을 만나더라도, 두드려 맞고 실컷 고생하고 넘어지더라도, 서초제처럼 한바탕 울고 나서 웃으며 걸어 나갈 거예요!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울보 장나 언니, 깐깐하고 재능이 넘치는 진창 감독님, 먹지도 마시지도 않던 워커홀릭 효뢰 작가님, 귀엽고 영리한 먹보 로사, 점잖고 어른스럽고 반 박자 느린 신 오빠, 재치있고 따뜻하고 짓궂은 효겸, 의리 있고 착하고 독설가인 아형 오빠, 여러분 모두를 좋아해요. 작년 겨울의 무석(촬영지)은 정말 추웠습니다. 다들 최소 한 번 이상 아팠어요. 새해 아침에 다같이 소원을 빌었는데, 여러분의 기대도 우리의 소망도 이루어진 것 같아요.
이제 작별이네요. 당신을 사랑합니다. 서초제는 언제까지나 여러분을 사랑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