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일러 때문에 생략한 부분들이 중간중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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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략)
도홍 : 웨이셴은 내게 어떤 남자도 준 적 없던 따스함을 준 거예요. 칭위에게 있어 그런 따스함이라는 건, 칭위가 아주 강하고 꿋꿋하게 버틸 때 갑자기 그런 따스함을 받으면, 바닥까지 무너지게 돼요.
이종한 : 칭위에게는 웨이셴만이 그 마을에서 유일하게 다른 종류의 사람이에요.
MC : 다들 이 작품을 보면 저마다 감상이 다르게 나오더군요.
이종한 : 아주 좋네요. 다들 열심히 봐 주신다는 거니까요.
도홍 : 원래 그런 극인 거죠.
네티즌 : 샤오녠즈(이념의 애칭), 이종한 씨랑 연기할 때 감전된 것처럼 짜릿하고 그러지 않았어요?
이념 : 그랬죠. 왜냐면 종한 오빠는 엄청 잘생겼잖아요. (웃음)
이종한 : 샤오녠즈는 아주 어렵게 찾아 모셔온 분이에요. 캐스팅이 정말 오래 걸렸어요.
MC : 지아휘 역을 맡게 되어 행운이었네요. 오디션도 여러 번 했다면서요?
이념 : 세 번을 했어요. 우선 인터넷 투표에서 뽑혔는데, 네티즌 여러분께 정말 감사드려요. 감독님 오디션도 봤고, 분장 테스트도 했고, 진도명 선생님과도 처음 뵈었고요.
MC : 캐스팅 투표 당시에 여러 매체들이 보도했던 게 기억나요. 굉장히 부끄러워하시네요.
이종한 : (웃음) 진짜 수줍음이 많아요.
도홍 : 정말 그래요. 아직 서먹해서 그런 거겠죠.
이종한 : 그런 점이 정말 구지아휘랑 닮았어요.
네티즌 : 도홍 씨랑 말씨름할 때가 제일 좋았어요.
이종한 : 이 두 사람?
MC : 이념 씨는 많이 내성적이신 것 같은데, 싸우는 장면에선 어떻게 시작하셨어요?
도홍 : 싸우는 장면이 정말 많았고, 가끔은 제가 정말 심하게 몰아붙이는 부분도 있었어요. 제 캐릭터도 그랬고, 평소에 연습할 때도 처음 시작했을 무렵엔 제가 몰아붙이곤 했죠. 툭툭 쏘아붙이는 느낌을 끌어내려고요. 나중에는 아주 좋아져서, 얼굴만 봤다 하면 물고 뜯게 됐어요. (생략)
MC : 이념 씨는 도홍 씨와 싸우는 장면이 무섭지 않았나요? 따박따박 따지는 장면들은 제가 봐도 무섭던데요.
이념 : 그럴 리가요. 저 자신을 극복하는 게 굉장히 어려웠어요. 도홍 언니가 평소에 정말 잘해주셨거든요. 우리 드라마는 동시녹음이었는데, 몇몇 대사들은 현장 녹음 상태가 안 좋아서 보충 녹음을 해야 했어요. 아주 더운 날이었는데 도홍 언니가 우릴 태워다 주시기도 했죠.
MC : 작품 내에서 원수지간이 되었으니 아주 괴로웠겠군요.
이념 : 좀 그랬어요. 하지만 언니는 셋 둘 하나 하면 바로 들어가시니까요. 저도 끌고 들어가 줬어요.
MC : 신인 연기자가 갓 연기를 시작할 때 경험 있는 선배가 있다면 큰 도움이 되죠.
네티즌 : 종한 오빠, 전반부의 웨이셴과 후반부의 웨이셴 중 어느 쪽이 더 좋으세요?
이종한 : 후반부가 좋아요. 연기하는 입장에서 후반부를 더 좋아해요. 어떤 작품이든 남주인공이 제일 어렵긴 하지만, 전반부의 웨이셴은 성격 상의 특징이 너무 없고 순수하기만 해요. 도홍 씨(칭위)도 저더러 정말 좋은 사람이라고 할 정도로, 그런 사람인 거죠. 아무에게도 아무런 경계심이 없어요. 이런 사람은 현실에 거의 없을 거예요. 하루하루 음악과 하모니카만 생각하고. 표현할 때 아주 섬세한 장치들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렇지 않으면 다들 너무 평면적이고 아무 특색이 없는 캐릭터라고 생각할 테니까요. 이런 캐릭터가 제일 어려워요. 사건은 없는데 연기할 부분은 많아서, 어느 장면이든 다 나오는 거예요. 하지만 그 자신에게 일어나는 사건은 없죠. 다른 사람이 아버지에게 해를 끼쳐도, 다른 방법으로 해결해야 해, 이렇게 말하는 애예요.
후반부의 웨이셴은 굉장히 큰 충격을 받았기 때문에, 일단 돌아온 다음에, 천천히 패를 깔아 나가죠. 연기하기에도 훌륭한 부분들이 있고, 애가 차근차근 일을 처리해 나가는데 그런 부분들이 (연기하기에) 훨씬 쉽게 느껴졌어요. 다들 이 사람은 뭐 하려는 걸까, 돌아와서 뭘 할 생각인 걸까 하고 생각하게 되죠. 주의를 끄는 거예요. 그래서 후반부를 더 좋아해요.
MC : 연기하는 입장에서 말씀하신 거죠?
이종한 : 네. 연기하는 입장에서.
MC : 도홍 씨는 어떤가요. 다들 도홍 씨의 연기를 언급하셨는데, 연기하기에 특히 어려웠던 장면을 꼽는다면?
도홍 : 사실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줄타기를 하는 것 같았어요. 두 남자 사이를 맴돌 때 칭위는 굉장히 주체적이고 주동적이고, 또 목적이 뚜렷하죠. 방금 종한 씨가 말한 것처럼, 사실 그런 건 오히려 파악하기가 쉬워요. 목적이 있고 감춰진 것이 있을 때,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주동적인 편이 명확하게 연기할 수 있거든요. 저는, 마지막 장면인데, 아마 시청자 여러분은 아직 거기까지 못 보셨을 수도 있겠네요. 지금 결말을 이야기하는 건 좋지 않을 것 같고, 다들 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마지막 장면이 제게는, 저 자신에게는 제일 어려운 장면이었어요. 거리감이나 상태를 표현하기가 어려웠어요.
MC : 평소에 연기하기 어려운 장면이 있으면 어떤 방법으로 도움을 받으시나요?
도홍 : 하나는 미리 일할 준비를 해 놓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현장에서 상대가 내게 주는 것을 느끼는 거죠. 정말 중요해요. 저는 현장에서 뭔가 맞닥뜨리는 걸 정말 좋아하는데, 생각도 못했던 것들을 만날 수 있거든요. 그 장면도 마찬가지로, 어떻게 처리할까, 다들 칭위의 마지막 모습, 아주 처연하고 아름다운 결말을 보시게 될 텐데, 이렇게 이렇게 할까 하고 계속 생각했었어요. 마지막에 그런 결말이 선택된 거죠. (생략)
MC : 진도명 선생님이나 가일평 씨, 그리고 두 분 모두 중희 출신이라고 하셨죠. 다들 동문이신데, 비공식적으로 만나서 작품 내용에 대해 이야기하는 일은 없었나요? 리허설을 해 본다든가?
도홍 : 있었죠. (웃음) 보통은 촬영 들어가기 전에 다 리허설을 했어요.
MC : 학교로 돌아간 것 같았겠네요.
도홍 : 맞아요.
이종한 : 사실은 수다 떨다가 문득 깨달았는데, 생각해 보니 다들 중희인 거예요. 얘기하다 보니 왠지 다들 중희 같더라고요. 하지만 이념 씨의 입장도 생각을 해야 하니까.
도홍 : 그래서 그 이야기를 많이 하지는 않았어요. (웃음) 나중에야 다들 중희라는 걸 알았고, 사실 같이 있을 때는 중희네 상희네 하는 이야기는 안 해요. 다 같은데요 뭘.
MC : 다들 이 작품에서 진도명 선생님도 보셨을 텐데요. 보통 촬영 현장의 진도명 선생님은 아주 엄격하고 가혹하다고 다들 얘기하죠. 같이 촬영하는 데에 힘들었던 점은 없었나요?
이종한 : 이념 씨가 얘기해 봐요.
MC : 먼저 말씀하시죠.
이념 : 사실은, 뭐라고 할까, 진 선생님은 저한테 정말로 잘해 주셔서 촬영 당시에는 힘든 게 없었어요. 만나기 전에는 굉장히 압박감이 컸는데, 국민적인 실력파 연기자시고, 제 마음 속 우상이시기도 했고, 정말 좋아하는 배우였거든요. 그래서 진짜 부담이 컸어요. 하지만 제가 촬영에 합류한 뒤로는 정말 친근한 보통 사람 같았고 거물입네 하는 그런 태도는 전혀 없으셨어요. 연기에 대한 진지한 태도나, 저한테도 정말 딸아이를 아끼듯이 돌봐 주셨고요. 그래서 촬영할 때에는 힘들지 않았어요.
MC : 도홍 씨는 같이 출연한 경험이 있으신가요?
도홍 : 이번이 두 번째예요. 굉장히 재미있는 분이에요. 다같이 농담도 하고, 수다도 떨고요. 다른 이야기를 좀 하자면 저는 그 분과 일하는 게 연기를 배울 하나의 기회라고 생각해요. 우리 분량이 없어도 그 날이 되면 다들 나가서 그 사람이 어떻게 연기하는지 모니터 앞에서 지켜봤어요. 정말 대단해요. 항상 각본 이상의 것을 연기하니까, 이 장면은 어떻게 연기할까 하면서 보게 되는 거죠.
MC : 종한 씨는 진도명 선생님의 원수 역이죠? 말다툼은 없었나요.
이종한 : 전혀요. (중략) 밖에서 그 분에 대해 떠드는 건 다 거짓말이에요. 사실 연기자라면 누구나 자신의 영역이 있게 마련이고, 그게 나쁜 건 아니잖아요. 그 분의 장점은 감수성에 있는데, 정말 생각도 못한 부분이었어요. 처음으로 같이 촬영했던 날인데, 제 위에 엎드려서 연기하셨거든요. 절 누르는 그런 느낌으로요. 끝나고 나서 괜찮냐고 물어보길래 버틸 만하다고 했죠. 다행이네, 좀 더 당겨서 해 보자, 하시더라고요. 상대방의 느낌에 굉장히 마음을 쓰시는데, 그 날은 제가 고열이 펄펄 끓어서 정신을 못 차리던 와중이었어요.
MC : 촬영 중에요.
이종한 : 하루가 다르게 열이 올라서 나중에는 촬영을 할 수가 없었는데, 나중에 문자를 하나 보내셨더라고요. 그 때는 제 전화번호도 안 드렸는데 문자를 보낸 거예요. 종한아, 꼭 몸조리 잘 해라, 이렇게요. 아주 엄격하다고 생각했던 사람이 사실 굉장히 마음 좋은 사람인 건데, 그런 연기자와 함께 할 수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죠.
도홍 : 맞아요. 평소에도 굉장히 섬세하세요. 주변의 아주 많은 것들에 마음을 쓰시는데, 그러니 그렇게 좋은 연기가 나오는 거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