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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근대/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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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션] 푸른 강가 누우니 어느덧 해는 저물고 5 (완결) 저자 : 花楚 원문 : http://linegoe.lofter.com/post/2d359d_90516c0 어린 불릉은 총명하고 유순한 아이였다. 제 고명대신들과도 가까워 광 대부, 김 대부, 양 대부 따위로 부르고는 했다. 맞는 호칭이 하나도 없었으므로 어른들은 모두 웃었다. 그러다 상홍양이 문득 물었다. 김 장군은 본래 성이 뭐였소? 김일제는 고개를 저으며 잊어버렸습니다, 하고 말했다. 본래 김씨였던 것처럼. 다들 안간힘을 다해 숨겼으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린 불릉은 기어이 알아차리고 말았다. 제 어머니, 그 아름답고 따스하던 젊은 여자는 사라지고 없었다. 불릉은 이유 없이 신경질을 내다 밤새도록 울기 시작했으며, 조금만 마음에 거슬리는 일이 있으면 크게 화를 냈다. 그러다 결국은 어가를 모시고 호숫..
[팬픽션] 푸른 강가 누우니 어느덧 해는 저물고 4 저자 : 花楚 원문 : http://linegoe.lofter.com/post/2d359d_88fe6b9 이감이 죽었다. 흐늘거리는 시체가 말등에 가로 누웠다. 목에 찔러박힌 화살 끝에는 ‘표기장군곽’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황제는 다가가서 화살의 꼬리깃을 꺾어 땅에 버리고, 말했다. 관내후가 사슴에 받혀 죽었구나. 다들 사냥을 계속하라.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 하는 것만큼 황당한 일이었으나 곽거병에 대한 황제의 총애와 믿음을 명백하게 전달하는 데에는 더할 나위가 없었다. 너무 졸렬하여 오히려 누구도 감히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이감이 위청을 암살하려 했다는 것은 아는 자도 있었고 모르는 자도 있었다. 그러나 이씨 집안의 수 년에 걸친 원한은 모두가 잘 알았다. 급암은 황제가 늘상 나중에 오는 자를 위에..
[팬픽션] 푸른 강가 누우니 어느덧 해는 저물고 3 저자 : 花楚 원문 : http://linegoe.lofter.com/post/2d359d_878b45f 젊었을 적의 황제는 한 번만 보면 무엇이든 외웠으며, 하루에 두 시진씩 자고도 정신이 또렷했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늙었다. 하루 대부분의 시간을 잠들어 있거나 비몽사몽의 혼돈에 빠져 보낼 정도로 늙어 버렸다. 그의 꿈은 안온하지 못하여 때때로 잠꼬대로 제가 죽인 사람들의 이름을 되풀이하고는 하였다. 깨어난 후에는 마음이 울적하니 또 사람을 죽였다. 거아! 드넓은 궁에 돌연 고함이 울렸다. 놀라 깨어난 황제는 똑바로 일어나 앉았다. 이마는 땀으로 가득했고, 두 손은 형체 없는 밧줄을 풀려 애쓰는 것마냥 목을 쥐고 있었다. 말해라! 무엇을 들었느냐? 놀라서 혼이 죄 달아난 노복들은 다급한 김에 구름 한..
[팬픽션] 푸른 강가 누우니 어느덧 해는 저물고 2 저자 : 花楚 원문 : http://linegoe.lofter.com/post/2d359d_8447ac1 곽광이 장안으로 온 해에 궁의 왕 부인이 죽었다. 여러 꽃 중에도 단연 돋보이는 아름다움으로 한때 총애가 극에 달했던 여자였으나, 정해진 운명은 이겨낼 수 없었던 모양이었다. 그는 황제에게 둘째 아들 유굉을 낳아 준 지 두 해도 못 되어 꽃다운 나이에 죽었다. 스무 살도 되기 전이었다. 그렇게나 박복한 명이었으니 낳은 아이도 오래 살지는 못할 터였다. 그 무렵 위씨와 곽씨 두 집안의 노복들 사이에는 있는 듯 없는 듯한 개운함이 가득했다. 그러나 왕씨 집안에 보낼 부의가 새로운 골칫거리였다. 이런 일이 터진 뒤에는 많이 보내는 것도 적게 보내는 것도 적절하지 않았다. 어떤 일이 터졌다는 것인지 당시의 ..
[팬픽션] 푸른 강가 누우니 어느덧 해는 저물고 1 중국 花楚님의 한 무제 시기 배경 팬픽션입니다. 한 무제 유철과 위청, 위태자 유거와 곽광 간에 약간의 커플링 요소가 있으며 곽거병도 비중 있게 등장합니다. 총 5편으로 번역은 천천히 진행할 예정입니다. 위와 같이 쓰신 분께 번역 게재를 허락받았습니다. 혹시 다른 곳에 올리실 때는 위의 요청대로 글쓴이 이름과 출처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자 : 花楚 원문 : http://linegoe.lofter.com/post/2d359d_548cc5a 제목은 두보의 추흥秋興 8수 중 5수의 한 구절입니다. 이른 새벽, 궁인들이 맑은 물로 선실宣室 계단 아래의 핏자국을 닦아내고 있었다. 황제는 간밤의 악몽에서 깨어나 눈을 뜨자마자 제일 먼저 보인 내시를 참하라는 영을 내렸다. 그가 액운을 갖고 왔다는 것이다. 폐..